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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조숙증 방치하면 키 줄어들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대답은

아이 키가 또래보다 쑥쑥 자라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성조숙증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스치기 마련이다. 문제는 단순히 키가 잘 크는 아이인지, 성조숙증으로 인해 빨리 크는 것인지를 부모가 눈으로만 봐서는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언제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치료는 안전한지, 치료를 받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지 궁금한 부모들을 위해 소아청소년과 노유선 원장(삼성더클성장의원)과 함께 성조숙증의 신호부터 치료에 대한 오해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하는 시기는 언제인가요?
가장 중요한 핵심은 나이에 비해 사춘기 변화가 빠른가입니다. 여자아이가 만 8세 이전, 대략 초등학교 1~2학년 이전에 가슴 몽우리가 만져지거나 갑자기 키가 쑥쑥 자라거나 음모나 겨드랑이 털이 보인다면 진료를 받아보셔야 합니다.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 초등학교 2~3학년 이전에 고환이나 음경이 커지기 시작하거나 목소리가 변하고 여드름이 뚜렷해진다면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부모가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체크포인트가 있을까요?
여아에서는 가슴 몽우리, 남아에서는 고환 크기입니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여자아이들은 유두 아래쪽에 단단한 몽우리가 잡히고, 아이가 아프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남자아이는 고환 크기가 커지는지 살펴보는데, 대략 어른 엄지손가락 한 마디 이상으로 커졌다면 사춘기 신호일 수 있어 내원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도 1년에 6~7cm 이상 빠르게 크거나 성인 체취가 나거나 피지선이 도드라지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성조숙증 환자 중 여아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남아는 왜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가요?
가장 큰 이유는 남아 성조숙증 환자 수 자체가 적고 티가 잘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자아이의 가슴 몽우리는 부모님이 비교적 잘 발견하시지만, 남자아이의 고환 크기 증가는 일상에서 알아채기 어려워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성장이 빠른 아이인지, 성조숙증인지 헷갈려 하는 부모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키만 크고 있는가, 아니면 사춘기 신체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가입니다. 유전적으로 키가 큰 아이는 뼈 나이가 실제 나이와 비슷하게 가고, 사춘기 신체 변화도 제 나이에 찾아옵니다. 반면 성조숙증 아이는 키가 크면서 사춘기 증상이 함께 나타나고,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1~2년 이상 앞서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키와 몸무게만으로는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병원에서 사춘기 진찰과 호르몬 검사를 종합해 진단하게 됩니다.

지금 당장 키가 큰 것은 좋은 일 아닌가요? 왜 성조숙증에서 키가 중요한 문제가 되는 걸까요?
지금 당장 키가 크는 것보다 성장판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춘기 호르몬은 초반에 키를 빠르게 키워 또래보다 커 보이게 하지만, 동시에 뼈 나이를 빨리 진행시켜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만듭니다. 성조숙증을 발견하지 못해 치료받지 못하면 원래 클 수 있는 키보다 약 3~10cm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키 큰 아이였다가, 정작 친구들이 크기 시작하는 시기에는 성장판이 이미 닫혀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인터넷에는 우유나 두유, 콩류가 성조숙증의 원인이라는 이야기도 많은데, 실제로 음식이 원인이 되기도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정 음식 하나가 성조숙증을 직접적으로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하루 한두 잔의 우유를 마시고, 반찬으로 두부나 간식으로 두유를 적당히 먹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주의해야 할 위험 요인은 무엇인가요?
소아 비만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체지방도가 높아지면 사춘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정 체중 유지가 중요하고,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도 건강한 성장과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에 도움이 됩니다. 환경호르몬을 일상에서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뜨거운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데우는 습관을 줄이고, 향이 강하거나 성인용 기능성 제품을 아이가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정도가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병원에서는 어떤 검사를 받게 되나요?
먼저 키, 체중, 성장 속도, 사춘기 진찰을 하게 됩니다. 왼손 엑스레이로 뼈 나이를 확인하고, 혈액 검사로 사춘기 관련 성호르몬을 확인합니다. 성조숙증이 강력히 의심되는 경우에는 성호르몬 자극 검사(확진 검사)를 진행하는데, 약을 주고 일정 시간 동안 여러 차례 채혈해 호르몬 반응을 보는 검사로 시간이 다소 걸릴 수는 있지만 위험한 검사는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 여자아이는 자궁과 난소 상태를 보는 초음파 검사를, 남아 성조숙증이거나 매우 어린 나이에 사춘기가 온 경우에는 뇌 원인 확인을 위한 머리 MRI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치료가 필요하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아이가 견딜 만한 치료인가요?
성조숙증 치료는 사춘기 진행을 일시적으로 늦춰주는 주사 치료입니다. 약제 종류에 따라 한 달, 3개월, 6개월 제형이 있고 주치의와 상담 후 결정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잘 견디며, 가장 흔한 불편은 주사 부위 통증이나 멍, 뭉침 정도로 일시적인 수준입니다. 오래 사용되어 온 치료로, 효과와 안전성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주사 치료를 처음 시작할 때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부분과,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주사 자체를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의 몸 시계가 친구들보다 조금 빠르게 가고 있어서, 몸의 시간을 천천히 맞춰주는 치료"라고 담담하고 긍정적으로 설명해 주시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병원에 가는 것 자체를 무서워하는 아이에게는 진료 순서를 미리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치료를 받으면 나중에 임신이나 생식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사실인가요?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현재까지의 연구와 진료 경험으로 볼 때 성조숙증 치료 때문에 이후 임신이나 생식 능력이 나빠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치료는 빨리 시작된 사춘기를 잠시 늦춰주는 것으로, 치료를 종결하면 억제되어 있던 사춘기 진행이 다시 시작되고, 여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초경도 시작합니다.

반대로 치료가 필요한데도 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성장판이 빨리 닫혀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너무 어린 나이에 몸이 성숙해지면 아이가 그 변화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몸이 또래보다 빨리 변하면 아이가 부끄럽거나 위축될 수 있고, 특히 초경이 너무 이르게 오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체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성조숙증 관리는 키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자기 몸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돕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치료 중에는 키가 전혀 자라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부모들도 있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치료 중에도 아이는 자랍니다. 다만 치료 전처럼 사춘기 호르몬으로 급격히 크던 속도는 줄어들 수 있는데, 이를 두고 '키가 작아진다'고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성장판이 너무 빨리 닫히지 않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과정입니다. 다만 치료 중 성장 속도가 1년에 4cm 미만으로 지나치게 떨어지거나, 예상 키가 목표 키에 많이 못 미치는 경우에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치료를 막 시작한 부모님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성조숙증 치료는 1~2년 이상 장기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치료입니다. 주사 일정은 가능한 잘 지켜야 하며, 자주 미뤄지면 억제가 풀리고 뼈 나이가 다시 빨라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성조숙증은 누구의 잘못으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가 필요한지 정확히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꾸준히 관리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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