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까지 담배를 끊지 못한 임신부는 인슐린 치료가 필요할 만큼 심한 임신성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류현미 교수 연구팀은 전국 다기관에서 모집한 국내 임신부 3,457명을 추적한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임신성 당뇨병은 식이조절로 관리되는 경우와 인슐린 등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나뉘는데, 이번 연구는 흡연이 단순히 발병 위험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더 심각한 형태로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2013년 3월부터 2017년 1월까지 '한국 임신 결과 코호트 연구(KPOS)'에 등록된 임신부 4,537명 중 다태아 임신, 유산, 추적 중단, 기존 당뇨병 보유자 등을 제외한 3,457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임신 약 12주 차에 흡연 여부와 흡연량을 설문에 답했으며, 임신 24~28주 사이 50g 경구 당부하검사로 임신성 당뇨병 여부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임신성 당뇨병을 식이요법만으로 관리되는 'A1형'과 인슐린 등 약물치료가 필요한 'A2형'으로 나누어 흡연과의 연관성을 살폈다. 분석 결과, 전체 임신부 3,457명 중 231명(6.7%)이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됐고, 이 중 198명은 식이조절로 관리되는 A1형, 33명은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A2형이었다. 임신 전 흡연력이 있던 임신부는 비흡연 임신부보다 A2형 위험이 3.98배 높았고, 임신을 인지한 뒤에도 초기까지 흡연을 지속한 임신부는 그 위험이 9.9배까지 치솟았다. 반면 식이조절만으로 관리되는 A1형은 흡연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흡연량을 하루 한 갑씩 1년간 흡연한 양을 기준으로 계산한 누적 흡연량 단위인 '갑년'으로 환산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비흡연자와 비교했을 때 A2형 위험은 ▲4갑년 이하인 경우 2.81배 ▲4~6갑년인 경우 20.57배 ▲6갑년을 초과하는 경우 25.98배로, 누적 흡연량이 늘어날수록 위험이 가파르게 커졌다. 연구팀은 흡연이 임신성 당뇨병의 발생 자체보다는 인슐린 저항성과 혈당 조절 장애를 심화시켜, 약물치료가 필요한 중증으로 악화되는 과정과 더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담배를 직접 피우지 않는 임신부 중 남편이나 가족, 동료의 간접흡연에 노출된 경우에는 전체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1.33배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는 이르지 않았다. 연구팀은 간접흡연 역시 임신성 당뇨병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류현미 교수는 "임신 초기까지 흡연을 지속하면 인슐린 치료가 필요할 만큼 임신성 당뇨병이 악화될 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임신을 계획하는 단계부터 적극적인 금연 상담과 지원이 이뤄져야 하며, 간접흡연 노출을 막기 위한 가족과 주변의 협조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Association between smoking behaviours during early pregnancy and the severity of gestational diabetes mellitus: a secondary analysis of prospectively collected cohort data in Korea: 임신 초기 흡연 행태와 임신성 당뇨병 중증도의 연관성: 국내 코호트 자료를 활용한 2차 분석 연구)는 2026년 2월 24일 국제 학술지 'BMJ Ope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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