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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발 빠르게 못 내딛는 노인, 오래 못 산다?... 걸음 반응 속도로 수명 예측

신호에 반응해 발을 빠르게 내딛는 능력이 노인의 수명을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벤구리온대학교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 120명을 10년에서 17년간 추적 관찰해 발을 내딛는 속도와 생존 사이의 관계를 밝혀냈다. 걸음 속도가 느린 노인일수록 일찍 사망할 위험이 높다는 것인데, 특히 다른 생각을 하면서 발을 내디딜 때의 반응 속도가 수명을 더 정확하게 예측했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1년 사이에 진행된 기존 연구에서 모은 노인들의 균형 능력 자료를 다시 분석했다. 대상은 평균 나이 77.8세 노인 120명으로, 이들이 처음 검사를 받은 뒤 10~17년 동안 생존 여부를 의료 기록을 통해 확인했다. 검사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힘을 재는 특수한 판 위에 가만히 서서 몸이 얼마나 흔들리는지 측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호를 주면 최대한 빠르게 발을 내딛게 하는 것이었다. 특히 발 내딛기 검사는 두 가지 상황에서 진행됐다. 발 내딛기에만 집중하는 상황과, 색깔 이름 맞히기 같은 다른 생각을 동시에 하면서 발을 내딛는 상황이다.

분석 결과, 발을 내딛기 시작하는 시간이 느릴수록 사망 위험이 높아졌다. 연구팀이 다른 생각을 하면서 발을 내딛는 반응 속도가 가장 빠른 그룹부터 가장 느린 그룹까지 나눠보니, 가장 느린 그룹은 가장 빠른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약 2.4배 높았다. 가만히 서있을 때 몸이 흔들리는 정도도 수명과 관련이 있었지만, 발을 내딛는 속도만큼 정확하게 수명을 예측하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왜 발을 내딛는 속도가 수명을 예측할 수 있을까. 발을 빠르게 내딛으려면 우리 몸이 신호를 느끼고, 신경이 그 신호를 뇌로 전달하고, 뇌가 명령을 내려 근육을 움직이는 여러 과정이 순식간에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이 느리다는 것은 신경과 근육 체계가 그만큼 약해졌다는 뜻이다. 또한 다른 생각을 하면서 발을 내딛는 검사는 몸을 움직이는 능력뿐만 아니라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뇌의 기능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발 내딛기 검사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신경과 근육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활력'을 나타내는 간단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의 교신저자인 벤구리온대학교 이츠하크 멜저(Itshak Melzer) 교수는 논문에서 "다른 생각을 하면서 발을 내딛는 조건에서의 걸음 실행 능력은 노인의 수명을 예측하는 가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연구팀은 발 내딛기 검사가 특별한 전문가가 아니어도 측정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검사를 위해 힘을 재는 특수한 판이 필요하다는 점은 실제 병원에서 활용하기에 한계로 남아 있어, 앞으로는 몸에 착용하는 기기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걸음 실행 능력이 훈련을 통해 개선될 수 있는 만큼, 이런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노인의 수명 연장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번 연구 결과(Speed of Voluntary Step Execution May Predict Survival among Older Adults: An Explorative Study: 자발적 걸음 실행 속도가 노인의 수명을 예측할 수 있다)는 2026년 2월 국제 학술지 '제론톨로지(Geront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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