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으로, 또는 하나의 식재료로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당근과 감자. 겉보기엔 비슷한 채소지만 혈당에 미치는 영향은 사뭇 다르다. 특히,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를 관리하는 이들 사이에서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감자는 혈당 건강을 위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무조건 나쁜 것으로 단정 짓기보다, 얼마나 먹는지, 어떻게 조리하는지, 무엇과 함께 먹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매일 먹는 두 가지 채소가 혈당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짚어본다. 당근, 식이섬유로 혈당 급상승 억제 당근은 대표적인 저전분 채소로 꼽힌다. 생당근 한 컵(약 128g)에는 탄수화물이 약 12g, 식이섬유가 약 4g 들어 있다. 식이섬유는 소화 속도를 늦춰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영양사 킴벌리 로즈-프랜시스(Kimberley Rose-Francis)는 건강 매체 '이팅웰(EatingWell)'에서 "섬유질은 혈당 급상승을 줄일 뿐 아니라 장내 유익균 증식에도 도움이 된다"라며 "유익균은 건강한 혈당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당근 섭취가 포도당 대사와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으나, 결론을 내리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감자, 탄수화물 함량은 높지만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어 감자는 혈당 관리를 하는 이들 사이에서 흔히 피해야 할 채소로 인식되고 있다. 영양사 다니엘 스마일리(Danielle Smiley)는 "당근과 감자 모두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를 관리하는 사람에게도 건강한 식단 일부가 될 수 있다"라며 "다만 한 번 먹는 양을 기준으로 감자가 당근보다 탄수화물 함량이 더 높아 혈당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 핵심 차이"라고 덧붙였다. 중간 크기 감자 한 개에는 탄수화물이 약 30~35g 들어 있다. 로즈-프랜시스는 "감자는 녹말 함량 때문에 흔히 나쁜 음식으로 여겨지지만, 껍질째 먹는 중간 크기 감자 한 개에는 식이섬유가 약 2g 들어 있다"라고 말했다. 감자의 품종과 조리법도 혈당 영향을 좌우하는 변수다. 러셋 감자는 붉은 감자나 왁스 감자보다 전분 함량이 높은 편이다. 껍질째 조리하면 섬유질 섭취량이 늘어나고, 삶은 뒤 식혀서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는 탄수화물의 일종인 저항성 전분이 늘어나 식후 혈당 반응이 개선될 수 있다. 조리 방식에 따른 차이도 뚜렷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감자튀김은 혈당 문제 발생 위험을 높이는 반면, 구운 감자·삶은 감자·으깬 감자는 상대적으로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자를 단백질, 건강한 지방, 저전분 채소와 함께 섭취하면 혈당 급상승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 로즈-프랜시스는 당근과 감자 모두 탄수화물을 함유해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같은 양을 먹었을 때 감자가 당근보다 전분이 더 많아 혈당을 더 크게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스마일리는 "두 채소 모두 각자의 영양학적 장점이 있어, 대부분의 사람이 혈당 관리를 위해 어느 한쪽을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두 영양사는 공통적으로 개별 식품보다 식사 전체의 구성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로즈-프랜시스는 감자는 연어 같은 단백질과, 당근은 닭가슴살 같은 저지방 단백질과 함께 먹는 조합을 추천했다. 스마일리가 제안한 식단 조합은 다음과 같다. △구운 당근에 연어와 퀴노아를 곁들인 식단 △구운 감자에 저지방 칠리를 얹은 식단 △오븐에 구운 닭고기에 당근과 감자를 함께 곁들인 식단. 혈당 관리, 배제하기보다 식품 조합을 바꿔라 종합하면 당근은 탄수화물 함량이 낮아 혈당 조절 측면에서 다소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섭취량과 조리법, 함께 먹는 음식을 고려한다면 감자 역시 혈당 관리 식단에서 완전히 배제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특정 채소를 배제하기보다 식이섬유·단백질·건강한 지방을 균형 있게 조합하는 식사 습관이 혈당 관리의 핵심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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