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많이 걷는 청소년일수록 정신 건강 문제가 줄고 뇌 구조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대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평균 12세 청소년 5,515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걸음 수와 뇌 MRI, 정신건강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
특히 걸음 수가 늘어날수록 정신건강 문제는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으며, 이러한 연관성에는 뇌의 운동·감각 기능과 관련된 영역인 '중심곁소엽(paracentral lobule)'의 두께가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 전역의 청소년 약 5,515명에게 스마트워치(핏비트 차지 2, Fitbit Charge 2)를 착용하게 한 뒤, 3주 동안의 하루 평균 걸음 수를 측정했다. 이후 연구팀은 MRI로 뇌 구조를 살피고, 약 1년 뒤 정신건강 문제와 학업 성적을 평가했다. 또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뇌 구조의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에 참여한 청소년들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9,595보였다. 분석 결과, 하루에 걷는 걸음 수가 많을수록 1년 후 겪는 우울이나 불안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하루 걸음 수를 △5,000보 미만 △5,000~7,499보 △7,500~9,999보 △1만~1만 1,999보 △1만 2,000보 이상으로 나눠 비교하자, 가장 적게 걷는 5,000보 미만 그룹보다 나머지 그룹의 정신건강 문제 점수가 각각 0.048점, 0.058점, 0.073점, 0.102점 낮았다. 쉽게 말해, 걸음 수가 많아질수록 정신건강 문제가 점차 적어지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뇌 구조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걸음 수가 많은 청소년은 '중심곁소엽'과 '앞쪽 전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 ACC)'의 대뇌피질이 더 두꺼운 경향을 보였다. 중심곁소엽은 대뇌반구의 안쪽(내측) 면에 위치한 신경계로, 반대쪽 하지(다리와 발)의 운동 및 감각을 제어하고 배변·배뇨를 조절하는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 전대상피질은 감정 조절, 주의 집중, 그리고 의사 결정 과정에 깊이 관여하며, 인간의 고차원 인지와 정서를 총괄하는 뇌의 핵심 중추다.
특히 중심곁소엽의 두께는 하루 걸음 수가 많을수록 1년 뒤 정신건강 문제가 적게 나타나는 관계를 통계적으로 일부 매개했다. 다시 말해 '많이 걷는 것'과 '정신건강이 좋은 것' 사이의 연결고리 중 하나로 특정 뇌 구조의 차이가 관찰된 것이다.
또한, 많이 걸은 청소년들은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는 중심방소엽과 인지 조절을 돕는 전측 대상피질(rostral anterior cingulate) 부위의 뇌 껍질(피질) 두께가 더 두꺼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뇌 껍질이 두꺼워졌다는 것은 성장기 뇌가 더 건강하고 튼튼하게 발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의 뇌가 일상적인 걷기 활동으로 인해 구조를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치 꾸준히 근력 운동을 하면 팔다리 근육이 두꺼워지고 힘이 세지는 것처럼, 매일 걷는 행동이 신체 감각을 처리하는 '뇌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어 마음의 병을 막아내는 방패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실제로 연구팀의 통계 분석 결과, 걷기 운동으로 두꺼워진 뇌 피질 부위가 걸음 수와 정신건강 향상을 이어주는 핵심적인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디비앙가나 라케시(Divyangana Rakesh) 킹스칼리지런던 신경영상학과 박사는 참여한 연구진은 "하루 걸음 수가 많을수록 1년 뒤 정신건강이 더 양호하고, 대뇌피질 두께에도 지역적인 차이가 나타났다"며 "의미 있는 이점을 얻기 위해 내딛는 모든 걸음이 가치 있다"며 청소년기 걷기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Physical Activity and Adolescent Brain Structure, Mental Health, and Academic Outcomes: 신체 활동과 청소년의 뇌 구조, 정신건강 및 학업 성취도의 상관관계)는 2026년 10월 2일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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