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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GLP-1 비만 치료제, 근손실·요요 걱정된다면?...조영민 교수가 전하는 5가지 메시지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급격한 체중 감량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흔히 거론되는 문제로는 근육량 감소와 탈모, 췌장염, 그리고 투약 중단 후 찾아오는 요요 현상 등이 있다. 주사를 맞는 도중 겪게 되는 우울감이나 요요가 왔을 때 자책하는 등 심리적인 고충 역시 환자들이 직면할 수 있는 어려움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최근 유럽비만학회(EASO)와 유럽영양사협회연맹(EFAD), 유럽비만환자연합(ECPO)은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는 성인의 영양·신체기능·심리 관리 원칙을 제시하는 합의문을 마련했다. 영양 결핍을 예방하고 근육을 보존하는 등 약물 투여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체기능 및 심리적 변화를 살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내분비내과 조영민 교수(서울대학교병원)는 "체중 감량 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근력과 기능적 요소를 보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비만 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비만으로 인해 파생되는 동반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럽 3개 단체의 합의문을 토대로, 비만치료제 투약 중 나타나는 변화와 약물 중단 시 주의사항을 조 교수에게 자세히 물었다.

비만치료제 투여 후 근육이 빠진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근손실 문제, 어떤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까요?
체중이 줄 때 어느 정도 근육이 함께 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평소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과 같아, 몸을 지탱하기 위해 근육량도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있습니다. 체중 감량은 이 짐을 내려놓는 과정이므로, 더 이상 지탱할 필요가 없어진 근육도 자연스레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검사 수치상 '제지방(체중에서 지방을 뺀 나머지)'이 감소했다고 해서 100% 근육만 빠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제지방에는 간이나 심장 같은 내장 장기도 포함되기 때문에, 비대했던 지방간의 크기가 줄어드는 현상까지 모두 '제지방 감소' 수치로 잡히게 됩니다.

따라서 단순한 수치상의 근육량 감소보다는 '체력 저하'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단을 오르기 숨차거나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기력이 떨어진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원래 근육량이 적었던 고령자나 여성은 이러한 신체 기능의 변화를 더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근육이 어느 정도 빠지는 것까지는 괜찮은가요?
이번 합의문에서는 빠진 체중의 25% 정도가 근육이면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제 환자분들 중에 단백질을 잘 챙기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분들은 근육 감소 폭이 10~15% 정도에 그치기도 합니다. 지방이 줄어든 양을 3이라고 할 때, 근육이 줄어든 양이 1 정도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으므로, 근력이 너무 떨어져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근육 감소에 각별히 신경 쓰셔야 합니다.

근육이 잘 유지되는지 확인하려면 어떤 검사가 필요할까요?
CT나 MRI, 골밀도 검사에 사용하는 DXA, 흔히 체성분 검사라고 부르는 생체전기저항분석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용이나 장비 문제로 모든 환자에게 시행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 유럽 합의문에서도 최소한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항목들, '최소 모니터링 세트'를 제시했습니다.

키와 체중, 허리둘레로 체형의 변화를 관찰하고, 악력계로 손아귀 힘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악력이 전신의 근력을 모두 반영하지는 않지만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참고 지표가 됩니다.

또한 의자에서 다섯 번 앉았다 일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록해 두고, 이전보다 오래 걸리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주관적인 느낌도 중요한데, 머리를 감거나 옷을 입는 등 팔을 들어 올리는 일상 동작이 유독 힘들고 피곤하게 느껴진다면 근 감소를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골다공증 환자나 폐경기 여성은 뼈 건강도 우려됩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폐경기 여성이라면 약물 투여 전 골밀도 상태를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식사량이 줄면서 단백질이나 비타민 D,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뼈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골다공증이 있거나 위험이 높은 분들은 상태에 따라 골밀도 변화를 주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뼈가 받는 하중이 커 골밀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골밀도가 높다고 해서 골절로부터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비만한 사람도 골밀도 수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기보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골절 위험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운동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얼마나 해야 할까요?
운동은 종류를 오래 고민하기보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료실에서도 빨리 걷기, 조깅, 헬스, 필라테스 중 무엇이 좋은지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 저는 우선 어떤 운동이든 시작해 보고 상의하자고 말씀드립니다. 운동은 하고 안 하고의 문제로, 안 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하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유산소 운동은 주당 150~300분, 고강도는 75~150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대근육 위주의 근력 운동은 주 2회 이상 권장됩니다. 다만 처음부터 무리해 이 목표를 완벽히 지키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면 5분 걷기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수준에서 출발해 운동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무릎이 아프거나 운동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비만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무릎 관절이 불편한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무릎에 부담이 덜 가는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고정식 실내 자전거를 무리가 없는 강도로 타거나, 물의 부력을 이용하는 수중 운동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앉아서 하는 밴드 운동도 좋은 대안이 됩니다. 혼자 운동 방법을 익히기 어렵다면 전문가에게 정확한 자세를 배우며 시작하고, 체중과 몸 상태의 변화에 맞춰 점차 강도를 늘려가시길 권합니다.

비만치료제를 맞고 탈모가 온다는 우려도 있던데, 정말 연관성이 있나요?
최근 영국 의학 저널(BMJ)에 GLP-1 계열 약제와 탈모에 관한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다른 당뇨병 약제와 비교했을 때 탈모가 다소 증가하긴 했지만, 절대적인 위험도가 높은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약제의 효과보다는, 이 약을 써서 영양이 결핍되는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면 식사량이 급감하면서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백질뿐 아니라 아연이나 엽산 등 여러 영양 성분이 부족하지 않은지 점검해야 합니다.

영양 부족과 관련된 '휴지기 탈모'는 모근이 죽는 것이 아니라 모발의 성장 주기가 멈추면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현상입니다. 영양 상태가 회복되면 다시 자랄 수 있으므로, 부족한 영양을 우선적으로 보충하되 탈모가 비정상적으로 심하다고 느껴지면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메스꺼움이나 구토와 같은 부작용을 참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언제 병원에 가야 하나요?
구토가 심하거나 계속돼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구토가 일주일 이상 이어질 때 가장 우려되는 점 중 하나가 비타민 B1(티아민) 결핍입니다. 심한 결핍은 착란이나 기억력 저하 등 신경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식사를 못 한 채 구토가 반복되면 심한 탈수가 생겨 신장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상태에서도 정해진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용량을 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의료진과 상의해 현재 용량을 유지하거나 이전 단계로 낮췄다가 몸의 적응 상태를 보며 다시 조정해야 합니다. 최고 용량에 빨리 도달하는 것보다 몸이 적응하는 속도를 살피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번 합의문에서는 투약 후 심리적 변화도 언급하던데, 어떤 내용인가요?
이번 합의문 작성에 환자 단체가 참여하면서 반영된 내용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감정적 식사(Emotional eating)'입니다. 우울하거나 외로울 때 음식을 찾는 분들에게 음식은 위안을 주는 유일한 친구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약물을 통해 식욕을 억제하고 먹는 양을 줄이는 것이 환자에게는 그 위안을 없애버리는 일일 수 있는 것이죠.

합의문에서는 음식을 통해 받던 위안이 사라졌을 때 다른 부정적인 대체 수단을 찾지 않는지 경계하라고 조언합니다. 또한 비만 환자들은 기존의 낙인(Stigma) 효과로 인해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인 경우가 많아, 주변의 세심한 관찰과 정서적 지지가 필수적입니다.

췌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걱정도 많던데, 어떻게 보시나요?
췌장에 대한 관심은 초창기부터 많았습니다. 아메리카 독도마뱀의 독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처음 이 약이 나왔었는데요. '어? 독이 췌장에 가서 작용을 해? 그러면 췌장염이 생기겠네'라는 생각으로 우려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췌장염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체중 감량을 통해 혈중 중성지방이 감소하면서 급성 췌장염을 예방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급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 비만, 고중성지방혈증이라고 해서 피 속에 중성지방이 많은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이 GLP-1 기반 치료제로 많이 감소하기 때문에 오히려 급성 췌장염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과거 급성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라면 투여 시 주의가 요구됩니다.

약물 중단을 고려한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비용이나 주사에 대한 부담 때문에 투약 중단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약을 끊으려 한다면 중단 전부터 체중이 다시 늘어날 상황에 대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 초기부터 올바른 식사와 운동 습관을 확실히 다져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중단 후에는 체중 변화를 면밀히 살피고, 다시 늘기 시작한다면 즉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체중이 5% 이상 늘어나는 경우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재치료를 논의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원래 체중으로 돌아갈 때까지 방치하기보다 일찍 대처하자는 뜻입니다.

서서히 용량을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 방식을 권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이를 통해 요요를 완벽히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임상적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감량한 체중을 스스로 유지하기 어렵다면 혼자 해결하지 못했다고 자책하기보다 의학적 치료의 도움을 다시 받는 방향으로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약을 끊고 다시 살이 찌면 개인의 의지가 부족해서 그런 걸까요?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것을 단순한 의지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비만에는 체중을 조절하는 복잡한 생물학적 기전이 관여합니다. 평소 강한 의지와 추진력으로 사회생활을 훌륭히 해내는 사람도 체중 감량만큼은 유독 어려워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몸에는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려는 조절 작용이 존재하며, 비만은 이러한 체중의 '설정점(Set-point)'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나 비만 대사 수술로 체중이 크게 줄어드는 것 역시 생물학적 요인이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방증합니다.

따라서 치료 과정에서 식사와 운동 습관을 성공적으로 바꿨더라도 체중이 다시 늘어날 잠재적 가능성은 항상 남아 있습니다. 약을 끊은 뒤 살이 찌더라도 자신이 관리를 못 해 실패했다고 자책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비만치료제를 혈압약이나 당뇨병 약처럼 평생 사용해도 안전한가요?
현재로서는 평생 사용했을 때의 장기적인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다만 이 계열의 성분이 당뇨병 치료제로 오랜 기간 사용되어 온 경험이 축적되어 있고, 체중 감량 외에도 여러 포괄적인 건강상의 이득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바탕으로 장기 사용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는 있겠지만, 평생 사용해도 무조건 문제가 없다고 단정 짓기에는 이른 단계입니다. 지금까지 명확히 확인된 이득과 아직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부분을 신중하게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합의문에서 비만 환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5가지 정도 기억해야 할 '테이크홈 메시지(take-home message)'가 있습니다.

첫째, 식욕이 없다고 영양 결핍이 올 정도로 무작정 굶지 마십시오. 안 먹으면 영양 결핍이 생기고 탈모가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식사량이 적을수록 단백질 등 영양가가 높은 음식을 가장 먼저 섭취하십시오. 다른 탄수화물 등을 먹다가 배가 불러지면 단백질을 안 먹게 될 수 있습니다. 물도 나중에 먹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메스꺼움과 구토를 억지로 참거나 무리하게 약물 용량을 올리지 마십시오. 특히, 부작용이 심하면 비타민 B1 결핍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을 것을 권합니다.

넷째, 단순한 체중계 숫자보다 일상생활을 원활히 유지할 수 있는 근력과 기능적 요소가 훨씬 중요합니다.

다섯째, 약물 중단을 생각한다면 치료 시작부터 적절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약물 중단 시 요요가 발생하더라도 결코 본인의 잘못이 아님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고도 비만 등 체중 감량이 꼭 필요한 상황임에도, 부작용과 같은 우려로 인해 비만치료제 사용을 망설이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든 환자의 체질량 지수와 기저 질환 상태는 다르므로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정답은 없습니다. 비만 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비만으로 인해 파생되는 동반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습니다.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약물 치료나 비만 대사 수술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정확한 정보에 기반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기를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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