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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ADHD 있으면 변비·복통도 잦다?"... 소화기 증상과의 연관성 살펴보니

영국 워릭대 의과대학(Warwick Medical School) 연구팀은 2026년 9월 국제학술지 '주의력장애 저널(Journal of Attention Disorders)'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변비와 복통,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을 더 많이 보고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ADHD와 소화기 증상의 연관성에는 불규칙한 식사와 배변 습관, 스트레스 반응, 약물 부작용 등 다양한 요인이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

내과 전문의 김용성 원장(장편한김용성내과의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관찰연구를 모은 분석이기 때문에 ADHD가 위장관 증상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로서는 행동·식이·배변 습관이 가장 설명력이 큰 요인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의 도움말과 함께 ADHD와 위장관 증상의 연관성을 살펴본다.

ADHD와 위장관 증상의 연관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ADHD 환자에게 나타나는 위장관 증상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워릭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ADHD 진단군은 일반 대조군보다 변비, 복통, 과민성장증후군과 같은 기능성 위장관 증상을 더 많이 보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ADHD와 위장관 증상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김용성 원장은 이러한 연관성을 해석할 때 △불규칙한 식사와 편식, 배변을 미루는 습관 등 행동적 요인 △감정 조절의 어려움과 스트레스 반응 △약물 부작용 △수면 문제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ADHD에 흔히 동반되는 불안과 우울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불안·우울과 과민성장증후군이 유전적 배경을 일부 공유한다는 연구도 있다.

최근에는 장내미생물과 미주신경을 매개로 한 '뇌-장 상호작용'도 가능한 설명으로 제시되고 있다. 미주신경은 뇌와 장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신경 통로로, 대부분은 장에서 뇌로 정보를 전달하는 감각신경이다. 장내미생물이 생성하는 대사산물 역시 이러한 경로를 통해 뇌에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주신경은 식도와 위, 소장, 대장 앞부분의 움직임을 조절하며, 식사할 때 위가 팽창해 음식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위 배출, 소화액 분비에도 관여한다. 반면 대장 뒷부분과 직장은 주로 천골 부위의 골반신경이 담당하므로 변비나 배변 문제를 미주신경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김 원장은 "자율신경 조절 차이가 복통이나 소화불량 등의 위장관 증상과 연결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번 논문이 제시한 '장내미생물 불균형이 미주신경 경로를 거쳐 염증과 증상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은 가설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끼니 거르고 몰아서 먹는 습관... "소화불량 등 위장관 기능에 영향 줄 수 있어"
이번 연구에서는 ADHD 환자군에서 변비와 소화불량 등 위장관 증상이 더 많이 보고됐다. 김용성 원장은 불규칙한 식사 습관이 위장관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침이나 점심을 거르거나 평소보다 한 시간 이상 늦게 식사하는 습관은 상복부 통증, 조기 포만감, 기능성 소화불량 위험 증가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반대로 하루 세 끼를 일정한 시간에 먹는 식습관은 기능성 소화불량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불규칙한 식사는 위 운동을 교란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키며, 내장 과민성을 높여 조기 포만감과 팽만감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규칙적인 식사는 위 배출을 원활하게 하고 감각 경로의 과자극을 막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식사 시간은 대장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준다. 대장은 아침 기상 직후와 식사 직후에 강하게 수축하는데, 식사 후 대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반응을 '위대장반사'라고 한다. 끼니를 거르거나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면 이러한 리듬이 흐트러져 배변 시점을 놓치기 쉬워진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는 과식도 위장관 증상과 연결된다. 김 원장은 "과식으로 위가 확장되면 일과성 하부식도괄약근 이완이 잦아져 위식도역류가 발생하기 쉽다"며 "특히 양이 많고 열량이 높은 식사는 위 배출을 지연시키고 위저부를 확장해 역류를 촉진하며, 이러한 영향은 비만 환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당분 많고 식이섬유 부족한 식단...장내미생물에도 변화
식사의 구성 역시 장운동과 소화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발효성 탄수화물(FODMAP)을 많이 섭취하면 소장 내 가스와 수분이 증가해 복부 팽만감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과민성장증후군처럼 내장 과민성이 있는 환자에서는 이러한 증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고당분·저섬유질 식습관이 반복될 때 나타날 수 있는 변화는 크게 장 운동성 저하, 장 장벽 기능 약화, 장내미생물 불균형으로 구분된다.

먼저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대변량과 수분 함량이 줄어 장의 연동운동이 저하되고 변비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전곡물과 같은 양질의 탄수화물은 단쇄지방산 생성을 통해 대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한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를 활용한 대규모 횡단연구에서는 단순당과 정제 탄수화물 섭취가 많을수록 변비 위험이 증가하는 용량-반응 관계가 관찰됐다.

장내미생물 환경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데, 섬유질이 부족하면 단쇄지방산 생성이 크게 감소한다. 단쇄지방산은 대장 점막의 주요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부족해지면 점막이 약해지고 염증이 발생하기 쉬워진다.

첨가당을 만성적으로 섭취하면 당을 이용하는 세균은 증가하는 반면 단쇄지방산 생성균은 감소한다. 이에 따라 내독소가 혈액으로 유입되기 쉬워지고 낮은 강도의 전신 염증이 유발될 가능성도 있다.

변비·복통의 연결고리?... "바쁘다고 화장실 가는 것 미뤄선 안 돼"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띄는 결과 중 하나는 ADHD 환자군과 유분증 사이의 연관성이 특히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두 집단을 통계적으로 비교한 결과, 유분증은 일반 대조군 대비 4.32배, 변비는 1.97배의 수치를 보였다. 다만 이는 실제 발병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는 아니다.

학교나 직장의 낯선 화장실을 피하기 위해 변의를 무시하는 행동은 청소년의 약 50%, 성인의 약 40%에서 관찰된다. 노년층에서는 변의를 느끼는 감각 자체가 저하돼 대변이 정체되기도 한다.

ADHD 아동은 놀이나 특정 활동에 몰두해 화장실에 가는 것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신체 내부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알아차리는 능력인 '내수용감각'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용성 원장은 이러한 특성이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ADHD와 변비·유분증의 연관성을 일부 설명할 수 있다고 봤다.

대변이 직장으로 내려오면 직장벽이 늘어나고, 벽에 있는 기계수용체가 팽창을 감지한다. 이 신호는 골반내장신경을 따라 천수 척수(S2~S4)에 전달된다. 직장이 일정 수준 이상 늘어나면 직장항문억제반사가 일어나 내항문괄약근이 저절로 이완되고, 외항문괄약근은 반대로 수축해 대변이 새지 않도록 막는다. 이후 감각 정보가 뇌의 여러 영역에서 통합되면서 배변 욕구인 '변의'를 인식하게 된다. 뇌가 배변하기로 결정하면 외항문괄약근을 의식적으로 이완시켜 대변이 배출된다.

문제는 이러한 신호를 반복해서 무시하거나 배변을 참는 행동이다. 배변 욕구를 습관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소아 변비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성인에게서도 다양한 형태의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김 원장은 "배변을 참으면 직장에 머무는 동안 대변의 수분이 계속 흡수돼 단단해진다"며 "단단한 변은 배출이 어렵고 배변할 때 통증을 일으켜 배변을 피하게 되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분변매복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변의를 반복해서 참는 습관은 장기적으로 배변협조장애와 대장통과지연형 변비로 이어질 수 있다.

스트레스 받으면 배가 아픈 이유, "'내장 과민성' 높아져 복통 유발하는 것"
스트레스 역시 장의 움직임과 통증 인식에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코르티코트로핀 분비 호르몬(CRH)과 같은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이 분비되고, 자율신경계를 통해 위 배출은 느려지는 반면 대장 운동은 빨라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시험을 앞두고 배가 아프거나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는 현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 점막의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는 등 낮은 강도의 점막 염증이 발생해 장 투과성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통증을 인식하는 과정에도 변화가 생긴다. 뇌에는 장에서 올라오는 통증 신호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지만, 불안하거나 스트레스가 높은 상태에서는 이 기능이 약해져 같은 자극에도 통증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이를 '내장 과민성'이라고 하며, 과민성장증후군이나 기능성 복통의 주요 기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김용성 원장은 "ADHD의 감정 조절 어려움이 이 경로를 통해 복통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은 생리학적으로 타당하지만, ADHD 환자에서 내장 과민성을 직접 측정해 확인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변비와 설사가 모두 증가한 이유... 같은 원인일까?
변비와 설사는 서로 반대되는 증상처럼 보이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ADHD 진단군에서 두 증상 모두 일반 대조군보다 더 많이 보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 비교 수치는 변비가 1.97배, 설사가 2.18배였다.

그러나 집단 전체에서 두 증상이 더 많이 보고됐다고 해서 한 사람이 반드시 변비와 설사를 동시에 경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ADHD 환자군 안에서 변비가 많은 사람과 설사가 많은 사람이 각각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소아에서는 심한 변비로 직장이 막힌 상태에서 묽은 변이 새어 나오는 '가짜 설사'를 고려해야 한다. 보호자가 이를 일반적인 설사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과민성장증후군처럼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장운동 조절의 불안정성, 자율신경 불균형, 내장 과민성이라는 공통된 틀에서 일부 설명할 수 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설사가 나타나는 반면, 식사를 거르거나 식이섬유가 부족할 때는 변비가 발생하는 식이다. 식습관 역시 양쪽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섬유질 부족은 변비에, 당 음료의 과도한 섭취는 설사에 기여할 수 있다.

김용성 원장은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현상을 장운동과 자율신경계, 장의 민감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장 기능 조절의 불안정'이라는 틀에서 설명했다. 행동과 식이, 스트레스 요인이 겹치면서 서로 다른 형태의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소화기내과 검사가 필요한 때는?
ADHD 환자에게는 과민성장증후군, 기능성 변비, 소화불량과 같은 기능성 위장관질환이 일반인보다 흔하게 나타난다. 메틸페니데이트를 비롯한 자극제 자체도 복통과 변비,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우선 약물 부작용 여부를 감별하고 기능성 질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위장관 경고 증상이 동반된다면 다른 기질적 질환을 배제하기 위한 소화기내과 검사가 필요하다.

1.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와 성장 부전: 3개월간 체중이 10% 이상 감소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식욕 저하로 예상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체중 감소, 성장 부전
2. 혈변 또는 직장 출혈: 치핵이나 항문 열상으로 설명되지 않는 출혈, 대변 잠혈
3. 야간 증상: 밤에 발생하는 설사, 수면 중 깨어날 정도의 복통이나 설사
4. 빈혈 및 염증 소견: 철결핍성 빈혈 또는 검사에서 확인된 염증 소견
5. 새로운 배변 습관 변화: 이전에 없던 변비나 설사가 새롭게 나타난 경우
6. 가족력: 대장암 또는 염증성 장질환의 가족력
7. 비정상 신체진찰 소견: 복부나 직장에서 만져지는 종괴, 림프절병증
8. 지속적인 구토 및 토혈
9. 신경학적 이상: 항문반사 소실, 하지 반사나 근긴장도 저하, 천골 부위의 색소 이상

이러한 경고 증상이 없더라도 경험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위장관 증상이 지속된다면 대장내시경, 갑상선기능검사, 칼슘 검사 등 추가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ADHD와 위장관 증상 사이의 연관성은 확인됐지만, 이를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식사와 배변 습관, 스트레스 반응, 수면 문제, 약물 부작용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내미생물과 자율신경 조절에 관한 가설은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태다.

반복되는 위장관 증상을 ADHD의 특성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증상의 양상과 약물 복용력, 경고 증상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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