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으로, 방광 바로 아래에서 요도를 둘러싸고 있다. 요도는 소변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통로다. 크기는 밤톨 정도이며, 정액을 만드는 일을 맡는다. 나이가 들면 이 전립선이 점점 커진다. 전립선이 요도를 감싸고 있는 구조이다 보니, 커진 조직은 안쪽의 요도를 누르게 된다. 이런 상태를 전립선비대증(benign prostatic hyperplasia, BPH)이라고 부른다. 미국에서는 51~60세 남성의 약 50%가 전립선비대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또한 전립선에는 암이 생기기도 한다. 전립선암은 미국 남성 8명 중 1명이 생애 중 진단받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음식으로 전립선 질환을 막을 수 있을까. 특정 음식을 먹어 전립선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다. 다만 어떤 식품의 어떤 성분이 전립선 건강과 맞물리는지는 꾸준히 연구돼 왔다.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이 전립선 건강과 연관 지어 다룬 식품들을, 성분과 작용 원리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1. 토마토 토마토는 카로티노이드 색소인 라이코펜(lycopene)을 함유한다. 라이코펜은 토마토의 붉은색을 내는 성분으로 수박과 핑크 자몽에도 들어 있다. 라이코펜은 생토마토의 세포벽에 단단히 결합해 있어 몸이 끌어내기 어렵고, 가열하거나 으깬 토마토 제품에서 흡수율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코펜은 항산화물질(antioxidant)로 분류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비뇨의학과는 라이코펜이 자유라디칼을 중화해 세포의 산화 손상을 줄인다고 설명한다. 산화 손상은 세포의 유전 정보를 훼손해 암 발생으로 이어지는 경로 중 하나로 지목된다. 비뇨의학과 전문의 사리 칼릴 박사(Dr. Sari Khaleel, 미국 브라운대 워런 알퍼트 의대)는 브라운대 헬스의 건강 칼럼 '비 웰(Be Well)'을 통해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산화물질"이라며 "라이코펜이 풍부한 식단이 전립선암 발생 위험 감소와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2. 브로콜리 브로콜리는 십자화과(cruciferous) 채소에 속한다. 콜리플라워, 양배추, 방울양배추가 같은 분류에 들어간다. 브로콜리에는 글루코라파닌(glucoraphanin)이 들어 있고, 이 성분은 조직이 잘리거나 씹히면 효소 미로시나아제(myrosinase)와 만나 설포라판(sulforaphane)으로 바뀐다. 설포라판은 식물이 만드는 화학물질인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로 분류된다. 연구자들은 이 계열 성분이 정상 전립선 세포는 그대로 둔 채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적으로 삼는다는 가설을 제시해 왔다. 십자화과 채소 섭취량이 많을수록 전립선암 위험이 낮아지는 방향의 연관성이 보고돼 있으나, 작용 경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전립선암 외과·비뇨의학과 전문의 데이비드 사마디 박사(Dr. David Samadi, 미국 뉴욕)는 미국 건강 매체 '싱글케어(SingleCare)'를 통해 "브로콜리는 글루코라파닌이라는 파이토케미컬을 함유해 전립선 슈퍼푸드로 두드러진다"며 "연구는 이 성분이 암세포 성장을 표적으로 삼아 막을 가능성과 연결해 왔다"고 설명했다. 3. 녹차 녹차는 찻잎을 발효하지 않고 가공한 차다. 녹차에는 카테킨(catechins) 계열 폴리페놀이 들어 있다.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와 에피카테킨(epicatechin)이 거론되는 성분이며, 카테킨이 아닌 알칼로이드 계열의 잔틴 유도체(xanthine derivatives)도 함께 언급된다. 녹차 성분이 종양의 성장과 세포 사멸, 호르몬 신호 전달에 관여해 전립선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 제시돼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UC Irvine) 비뇨의학과는 EGCG가 전립선암 생체표지자 두 가지와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낮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임상영양사 킴벌리 위먼(Kimberley Wiemann, MS·RDN,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은 싱글케어를 통해 "녹차는 전립선암을 포함한 특정 암종에 대해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4. 호박씨 호박씨(pepitas)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불포화지방을 함유한 씨앗이다. 마그네슘과 아연도 들어 있다. 아연은 전립선에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 미네랄로 알려져 있다. 호박씨에서 짜낸 기름에는 피토스테롤(phytosterols)이 들어 있다. 전립선 안에서 테스토스테론은 5-알파-환원효소를 거쳐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바뀌고, DHT가 쌓이면 전립선이 커져 요도를 압박한다. 피토스테롤이 이 전환 경로에 끼어들어 DHT의 작용을 낮출 가능성이 제시돼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호박씨유를 쏘팔메토유와 함께 사용했을 때 과민성 방광과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완화됐다는 초기 단계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공인영양사 베스 처워니(Beth Czerwony, RD·LD, 클리블랜드 클리닉)는 의료기관 건강 매체 '클리블랜드 클리닉 헬스 에센셜(Cleveland Clinic Health Essentials)'을 통해 "호박씨는 식물성 단백질과 여러 영양소의 공급원이며, 이 성분들은 항산화물질로 작용해 일부 질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 강황 강황(turmeric)은 생강과 식물의 뿌리줄기를 말려 빻은 향신료다. 노란색을 내는 성분은 커큐민(curcumin)이다. 카레 가루의 색과 향을 구성하는 재료 중 하나다. 커큐민은 항염 작용과 연관 지어 다뤄지는 성분이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 조직의 만성 염증 신호, 당뇨와 연결돼 있고, 가공식품과 당류, 탄수화물 비중이 큰 식단이 염증을 높여 전립선 비대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 있다. 전립선특이항원(PSA)은 전립선 세포가 만드는 단백질로 혈중 수치가 전립선암 선별검사에 쓰이며, 수치가 빠르게 오르는 것은 전립선암이나 전립선 염증의 신호로 거론된다. 비뇨의학과 전문의 브래드 길 박사(Dr. Brad Gill, 클리블랜드 클리닉)는 클리블랜드 클리닉 헬스 에센셜을 통해 "강황을 비롯한 항염 식품은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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